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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의 가장자리

  • yongma
  • 2026년 04월 29일

2023년 7월쯤 퇴사하고, 탈 직장인으로 지낸지 어느덧 3년이 다 되간다.

프리랜서가 아닌 탈 직장인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현재 하고 있는 일을 ‘프리랜서’로만 국한짓기에는 개념이 협소하기 때문이다. 사업자도 있고, 근로소득도 있고, 프리랜서(인적용역)으로도 일하고 있으니 프리랜서는 그저 여러 일의 한 가지 형태일 뿐이다.

탈 직장인으로 지내면서 가장 좋은 건 ‘일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단순히 일만 벌리는게 아니라 그것을 매출로 연결하는 것. 그 과정이 마냥 쉽지 않지만 굉장히 짜릿하다.

그리고 여러 기업의 많은 대표들과 함께 일하면서, 내가 창업하지 않거나 못 할 분야의 업계를 한 발짝 뒤에서 바라보는 것도 흥미롭다. 그저 소비자일 땐 아무 생각 없던 부분이 참여자가 되면서 ‘이건 이렇게 흘러가는 구나. 이렇게 뒤에서 고군분투 일하시는구나’를 느낄 수 있으니까.

직장인 때와 수입도 달라졌지만, 시간의 씀씀이나 불안의 역치도 많이 달라졌다. 9to6의 보통 직장인으로 지낼 때는 그 시간을 어떻게 쓰든 수입의 총량은 차이가 없으니 시간을 헤프게 쓰기 마련이었다. 직장인 관점에서는 잘 써도, 그렇지 않아도 시간을 채워야한다면 후자가 훨씬 나으니까 말이다. 물론 개인의 목표를 위해 더 알차게 쓰는 분들도 많이 계시지만 그것도 본인을 위한 시간이지. 회사를 위한 시간이 아니니 후자와 크게 다를 바가 없다.

탈 직장인을 한 덕분에 계획했던 집도 꽤 시간을 당겨서 살 수 있었고, 시간도 여유로워 국내외 여행도 곧잘 다녔지만 그럼에도 불안은 오히려 증폭됐다. 처음엔 이 불안이 적응이 되지 않아서 다시 회사에 들어가야 사라지려나? 싶었는데 1년쯤 지나니까 불안의 정체를 알겠더라.

나심 탈레브가 쓴 책 <블랙 스완>에서 천 일의 칠면조라는 내용이 나오는데, 어떤 칠면조가 한 인간에게 강매가 되어 그의 집에 있는 케이지에 들어가게 됐다. 처음에는 낯선 사람이고, 이 사람이 나를 잡아먹을지 어떻게 할지 전혀 모르기 때문에 며칠 몇 날을 두려움에 떨다가, 지속적으로 먹이를 챙겨주고 케이지를 청소해주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나쁜 사람이 아니구나. 우리 주인은 나를 돌봐주는 사람’이라고 인식하기 시작한다. 그렇게 평온한 100일, 500일, 1000일을 보내면서 칠면조의 의심은 점점 사라지기 시작한다.

그러나 데려온지 1000일이 되던 날, 주인은 칼을 들고 왔고 칠면조는 그 칼이 본인을 겨누는 칼인지 인식조차 못하고 그대로 식탁에 올라갔다. 칠면조의 운명은 아쉽게도 본인 스스로 정할 수 없었다. 다만 좋은 주인(?)을 만나 착각했을 뿐이다. 반면 야생에 있는 칠면조는 매일이 불안하다. 갑자기 늑대와 같은 상위 포식자한테 잡혀먹힐 수도 있고, 먹이를 구하지 못해 굶어 죽을 수도 있다. 외부의 변수를 늘 경계하면서 본인을 지킬 줄 아는 힘을 키워간다.

혹자는 그래도 1000일은 편하게 지내다가 간 칠면조가 더 나아보일 수도 있고, 단 하루라도 내 스스로 결정하다가 사라지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사람마다 가치 삼는 기준은 다르기에 뭐가 정답이라고 단정지을 수도 없지만 나는 탈 직장인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전자에서 후자로 포지션이 이동되면서, 불안도 함께 따라왔을 뿐이다.

그렇다고 내 자본이 투입된 사업가, 자영업자 포지션도 아니라서 내일 망해서 집도 팔아야하고 재산 다 팔아서 빚을 못 갚아서 길거리에 나앉으면 어떡하지? 같은 불안은 없다. (개인적으로 그런 불안과 늘 함께 사는 사업가, 자영업자들이 존경스럽다)

그저 탈직장인이지만 직장인처럼 일하면서 불안의 가장자리에서 그들보다 살짝 더 불안할 뿐이다. 앞으로는 어떤 일의 형태를 삼으면서 살아갈까. 3년 뒤에는 무슨 일을 하고 있을까? 시간이 될 때마다 반추해보지만 모르겠다.

계획한다고 해서 그것대로 된다는 보장도 없고, 그 계획이 이루어진다고 해서 그것이 나를 위한 선택인지도 모르겠다. 다만 요새는 그냥 흘러가는 대로 살아가자. 대신 내가 탄 조막배의 방향키는 스스로 쥐고 있자. 물의 흐름이 느려지거나 빨라지면 그때 맞춰서 대응하자는 마인드로 살아간다.

yong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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